[RT-02] 텐핑거 매크로(2)
RT-02 를 완성해보자!
4/26/2025, 10:56:00 PM
RT02 를 ‘완성’ 해보았다.
내가 개발자로 살면서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얼추 돌아가도록 만드는 것과 완성 시키는 것 사이에는 큰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전자는 재미있고 후자는 재미없다는 것.
마지막으로, 후자까지 해봐야지만 배울 수 있는 게 많다는 것.
아이디어 발상이나 매이킹 과정 등 재미있는 이야기는 이전 포스트에서 다했으니 이번 포스트에서는 결과부터 후딱 보여주고 뒤에는 나의 부족함에 대해 배운 것을 그저 툴툴거릴 예정이다.

완성된 RT02의 모습이다.
두유팩에 대충 욱여넣었던 것과는 비교하기 힘들정도로 깔끔해졌다.
미적 감각은.. 향후에도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
RT-02 가 기존 메크로 키보드보다 우수한 장점으로 버튼을 하나만 사용하기 때문에 더 컴팩트하다는 점을 어필했었는데, 기대보다 사이즈를 많이 줄이지는 못했다.
이유는 첫째로 내가 사용한 지문 모듈 자체의 부피가 좀 컸는데, 찾아보니 훨씬 슬림한 지문인식 모듈도 있기는 했으나 훨씬 비쌌다.
애초에 이 작품을 완성하기로 마음먹은 이유 중 하나가 ‘사기당해서 산 지문인식모듈을 어떻게든 유용하게 써먹지 않으면 도저히 분이 가시지를 않기 때문’ 이라서 더 비싼 모듈을 사는 것은 고려하지 않았다.
둘째로 애초에 제품 설계를 할때 디테일이 부족했고, 셋째로 나의 순재주가 그리 좋지 않았다.
이제부터 툴툴거릴 시간이다.
먼저 전자회로 작업을 진행했다.
프로토타이핑을 할 때에는 빵판과 점퍼선을 활용하여 회로를 여러 방식으로 쉽게 테스트 해볼 수 있게 작업하였다.
당연히 이는 개발의 편의성을 위함이므로 완성도가 떨어진다.
완성된 작품을 위해서는 작고 효율적인 회로를 구성하는 기판 작업을 해야한다.

아두이노스토리 카페의 회원분들에게 많은 조언을 받아서 납땜을 위한 도구들을 샀다.
납땜으로 회로를 직접 구성하는 것은 나의 큰 로망 중 하나였기 때문에 배송을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



납땜 고수분들이 보면 기겁할만한 땜질이려나..?
납땜은 초등학생 때 방과후 활동에서 몇 번 해봐서 아주 생소하지는 않았지만, 아마 그때는 만능기판이 아니고 PCB 에 몇몇 포인트만 땜질하는 방식이었을 것이고,
이번엔 기판에 직접 전자 부품간의 연결을 고려하면서 촘촘하게 땜질을 해야해서 어려웠다.
이래저래 우여곡절이 많았고, 이게 합선없이 제대로 동작하려나 매우 자신이 없었는데 전원을 넣었을때 다행히도 잘 동작했다.
이전과 가장 큰 차이점은, 마이크로컨트롤러를 아두이노 우노 에서 아두이노 나노 로 바꿨다는 점이다.
아두이노 우노는 개발 편의성이 매우 좋지만 사이즈가 너무 커서 이 작품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아두이노 나노는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매우 컴팩트한 사이즈를 가지고 있다.
아두이노 나노를 만능기판에 땜질하면서 느껴지는 약간의 어색함이 있었고 (이거 이런 식으로 작업하지 않을 것 같은데..?) 후에 검색해보니,
이런 마이크로컨트롤러를 기판에 올릴때는 핀 소켓을 활용하는 것이 선호된다고 한다.
하우징은 fusion 360 을 활용하여 3D 설계를 시도했다.


최적화 문제인지 성능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맥북에서는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어찌어찌 도면까지 다 그렸는데, 열받게도 무료 플랜에서는 도면을 export 할 수 없었다.. (받아라 진심뻐큐.. 🖕)
더 열받는건,, 또 어찌어찌 스크린샷으로 도면을 저장해서 프린트하려고 했는데, 도면 자체를 1:2 스케일로 그려버렸다..( 미니미 사이즈.. )
원래 계획은 프린트된 도면을 폼보드에 붙여서 정확한 치수로 자르려는 거였는데, 결국 자를 대고 직접 치수를 재서 잘라야했다.




칼의 문제인지 나의 손재주 문제인지 확신은 없지만 폼보드의 절단면이 매우 거칠게 나왔다.
3D 모델링을 공부하는 것도 귀찮고, 3D 프린터 사용법을 공부하는 것도 귀찮고, 한마디로 이것들은 나의 관심사가 아닌지라 적당히 폼보드나 아크릴로 작품들을 만들어갈 계획이었는데,
한번 해보니 나의 손재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마,, 여유가 생기면 곧 3D 프린터를 사게 될 것 같다.
이리하여 RT02 제작을 완료하였다!
여러가지로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어찌 첫 술에 배부르랴.
이번에 배운 교훈들을 거름삼아 태어날 다음 작품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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